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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미군의 정비고가 되는 길: 인도태평양 전선의 후방 거점

로파트·
·조회 0123456789001234567890·7
시리즈한미동맹 재편 보고서2/3
  1. 1.사드 발사대가 사라진 자리
  2. 2.한국이 미군의 정비고가 되는 길: 인도태평양 전선의 후방 거점
  3. 3.전작권 전환, 한국과 미국이 같은 그림을 보고 있을까

4주 만에 토마호크 1,000발이 사라졌다

2026년 2월 28일,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전쟁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를 개시했다. 첫 6주간 미국이 소진한 무기 통계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월스트리트저널 추계로 정리됐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1,000발 이상. 전쟁 전 재고의 약 30%다. 미국은 토마호크를 연 80~90발 생산한다. 4주에 10년 치 재고가 사라졌다. JASSM-ER 스텔스 순항미사일 1,100발 이상, 재고의 25%. 패트리엇 PAC-3 요격탄 1,200발 이상, 재고의 절반 이상. 사드 요격탄도 절반 이상이 소진됐다. 모두 대중국 전쟁에서 핵심 자산으로 분류되는 무기들이다.

CSIS 보고서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토마호크와 다른 미사일들의 높은 소진은 미국에 다른 전구, 특히 서태평양에서 위험을 만든다." 트럼프 행정부의 "본토 방어와 중국 억제가 최우선"이라는 NDS 2026의 선언과, 실제로 그 자산을 중동에 쏟아붓고 있는 현실 사이에 큰 틈이 있다. 일본은 발주한 토마호크 400발 인도가 지연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 틈을 메우러 자산이 빠져나간 곳 중 하나가 한국이다. 그러나 한국에 일어난 일은 자산 차출만이 아니다. 같은 청문회에서 미군은 한국을 인도태평양 작전의 후방 군수 거점으로 재배치하는 구상을 공식화했다.

청문회의 진짜 문장

존 노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의 공개 증언문에는 한국에 관한 두 단락이 들어 있다. 한국은 북한 억제에 "1차적 책임(primary responsibility)"을 지고, 미군은 "긴요하지만 더 제한된 지원(critical but more limited support)"을 제공한다. 이어진 문장은 의도를 분명히 드러낸다. "한국과의 책임 균형을 이동시켜 한미동맹을 우리 부서의 우선순위에 더 잘 맞도록 현대화한다."

자비에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4월 22일 청문회 답변에서 더 직설적이었다. 한국군의 현대화 덕분에 "전작권 전환을 진행하면서 우리는 서쪽을 보면서 동시에 북한 임무에 긴요하지만 더 제한된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taking a look westward while also providing critical but more limited support to the North Korea mission)." 서쪽은 중국이다. 주한미군의 시선이 북한에서 중국으로 옮겨간다는 발언이 청문회 기록에 그대로 남았다.

한국이 들어가는 자리

증언문에 등장하는 인도태평양 배치 사례는 "제1도련선의 거부적 방어(denial defense)" 라인 위에 있다. 일본 미사와 기지의 F-35 전진 배치, 호주와의 AUKUS 잠수함 협력이 그 라인의 한 축이고, 필리핀의 NMESIS·타이폰 미사일이 다른 한 축이다. 이 선은 오키나와에서 대만, 필리핀, 믈라카해협으로 이어진다. 한국은 선 안에 없다.

브런슨은 일본타임스 인터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구상을 밝혔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필리핀까지 묶어 "킬 웹(kill web)"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육·해·공에 우주, 사이버, 전자기 영역까지 연결한 단일 네트워크다. 한국의 정밀타격 능력이 일본의 정찰 자산과 결합되고 거기에 필리핀의 미사일 발사대가 더해져 작동한다는 그림. 이 구도에서 한국은 동북아 동맹이 아니라 인도태평양 거부적 방어선의 한 노드다.

청문회에서 노 차관보는 한국이 "비-NATO 동맹국 중 처음으로 GDP 3.5% 국방비 증액을 약속한 국가"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일본은 아직 검토 중이다. 엘브리지 콜비 정책차관은 세종연구소 방문 자리에서 한국을 "모범 동맹(a model ally)"이라고 불렀다. 청문회에서 브런슨은 더 구체적으로 풀었다.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약 20%를 한국이 부담한다. 군사 건설 50억 달러 규모의 부담이 면제된다. 한국군 무관(KGS) 직원 급여의 85%를 한국이 낸다. "다른 곳에 전진 배치된 부대들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한국에 주둔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평가였다.

뒤집어 보면, 한국은 미국에게 매우 싸게 활용 가능한 동맹이다. 그래서 모범으로 분류된다.

한국은 이제 미군의 정비고다

RSH라는 이름의 구상

청문회에서 가장 덜 보도된, 그러나 가장 큰 그림을 그려낸 발언은 브런슨 사령관의 권역 지속지원 거점(Regional Sustainment Hub, RSH) 구상이다. 그는 서면 답변에서 "한국의 방위산업 기반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했다"며 "한국 방산 기반을 활용한 MRO(유지·보수·정비)를 통해 작전지역 전반에서 거리의 제약을 크게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RSH의 핵심은 '3C'다. 정비·수리·창정비 같은 핵심 역량(Critical Capabilities)에 더해, 유류와 탄약을 비롯한 핵심 물자(Critical Commodities), 그리고 수송과 분배망인 핵심 수송 체계(Critical Conveyances)단일 거점에서 통합 운영하는 구조다. 정비 대상은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F-15, F-16, C-130, 블랙호크, 치누크에서 그치지 않는다. 일본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하는 미 해군 7함대 함정, 인태 전구를 순환하는 미군 항공기, 패트리엇 포대, 스트라이커 장갑차, 드론까지 한국에서 정비받는 구조다.

군함 정비는 이미 시작됐다

가장 큰 변화는 군함이다. 2025년 11월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은 미 해군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군함을 수리한다고 발표했다. 노 차관보의 증언문에는 "미 공군 고정익 항공기와 미 육군 주정·헬기 정비를 한국 산업과 협력해 진행하고 있다"는 문장과 함께, "핵심 플랫폼의 공동 생산(co-production) 가능성을 한국과 탐색하기 시작했다"는 문장이 들어가 있다. 즉시 수혜 기업으로는 군함을 맡을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거론됐고, 항공기 정비에서는 대한항공이 핵심으로 꼽혔다. 시장은 수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중국을 향한 군수 인프라

이 구상이 왜 중국을 향한 그림인지는 청문회 다른 발언이 보여준다. 새뮤얼 파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은 군수가 "전쟁의 가장 중요한 합동 기능"이라며 "보급을 못하면 못 싸운다"고 말했다. 동시에 미국은 이란전에서 토마호크 1,000발과 패트리엇 1,200발을 4주 만에 소진했다. 본토에서 인도태평양까지 무기를 보내고 다시 본토로 가져와 수리하는 모델로는 중국과의 충돌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결론이 RSH 뒤에 깔려 있다. 한반도가 거리상 중국에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고, 한국 방산이 일본보다 빠르게 미군 자산을 정비할 수 있다는 점이 합쳐졌다. 한국이 "동아시아의 정비고"가 되는 그림이 청문회 기록으로 남았다.

정비고와 빈 발사대

문제는 모순이다. 미군은 한국에 더 많은 자산을 모아두고 정비받게 만든다. 그 시기 한국 본토 방어를 맡던 자산은 빠지고 있다. 2026년 3월 3일 새벽, 경상북도 성주 미군 사드 기지에서 발사대 차량 6대가 기지를 빠져나오는 모습이 마을 CCTV에 잡혔다. 워싱턴포스트는 며칠 뒤 미 당국자를 인용해 "미 국방부가 사드 시스템 일부를 한국에서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3월 10일 국무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그 결정을 막을 수 없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한국은 미군에게 더 중요한 거점이 되는데, 그 거점을 지킬 본토 방어 자산은 더 빠진다. 대만 유사시 한국에 모여 정비받던 미군 함정과 항공기는 정확히 중국이 가장 먼저 공격할 표적이 된다. 한국 정부가 협의 대상에서 빠졌던 그 결정이 그때는 어떻게 처리될지, 청문회에 답변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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