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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 오가 한국 국민에게 전하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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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는 한 번에 무너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말의 문제처럼 보이고, 다음에는 법의 문제처럼 보이며, 마지막에는 체제의 문제로 드러난다.

NNP 뉴스(뉴스앤포스트)가 타라 오(Tara O) 박사를 인터뷰했다. 미 하원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선 직후였다. 진행자 홍성구 기자가 이 청문회를 “폭발적”이었다고 표현할 만큼, 그의 증언은 적지 않은 반향을 불렀다.

타라 오가 꺼낸 주제는 단순한 정권 비판의 범위를 넘어섰다. 헌법, 언론, 종교, 로비, 종전선언, 한미동맹, 중국의 영향력, 법안의 속도, 그리고 미국 한인 사회의 역할까지. 하나씩 떼어놓으면 서로 다른 사안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가 던진 질문은 결국 한 문장으로 모인다.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는 지금 안전한가.

이 글은 NNP 인터뷰에서 타라 오가 말한 핵심을 빠뜨리지 않되, 그의 주장과 별도로 확인 가능한 사실을 나누어 다시 정리한 것이다. 그의 말에 모두 동의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그가 던진 질문까지 가볍게 넘길 수는 없다.

세 개의 균열

타라 오가 청문회에서 집중했다고 밝힌 쟁점은 세 가지다. 헌법 개정, 언론의 자유, 종교의 자유. 겉으로는 서로 다른 영역이다. 하나는 국가의 기본 규칙이고, 하나는 권력을 감시하는 통로이며, 하나는 양심과 신앙의 영역이다.

그런데 그의 시선에서는 이 셋이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 언론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가 좁아지고, 그 자유를 보호해야 할 헌법의 틀까지 흔들린다면, 문제는 개별 정책의 논쟁을 넘어선다. 그때부터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기본값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느냐는 질문이 된다.

자유민주주의는 선거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선거는 권력을 세우는 절차일 뿐, 권력을 제한하는 장치는 따로 있어야 한다. 언론이 권력을 감시할 수 있어야 하고, 종교와 양심의 영역은 국가 권력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며, 헌법은 그 자유의 마지막 방어선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셋 중 하나가 무너지면 나머지도 안전하지 않다.

타라 오의 문제 제기는 여기서 출발한다.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단순한 정책 논쟁인지, 아니면 자유를 보호하던 장치들이 동시에 약해지는 흐름인지 묻자는 것이다.

북한 전문가의 시선이 남한으로 향한 이유

타라 오는 원래 북한 전문가다. 미군 장교로 복무했고, 북한 핵 문제와 군사 문제, 한미동맹에 대한 북한의 위협을 연구해왔다. 그런 그가 남한 내부 문제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게 된 계기는 2016년 가을 촛불 시위였다고 말한다.

그가 주목한 것은 촛불이라는 형식 자체가 아니었다. 여론이 만들어지는 방식이었다. 그는 당시 “소문이 진실처럼 막 퍼졌다”고 회상했다. 사실관계가 확인되기 전에 감정이 먼저 움직였고,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드는 선전과 선동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가 당시 한국 사회 전체를 단순히 조작당했다고 단정하는 데 있지 않다. 더 정확히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여론이 어떻게 형성되고, 어떤 정보가 어떤 속도로 진실처럼 굳어지는가를 묻고 있다는 점이다. 정보가 검증되기 전에 감정이 먼저 결론을 내리면, 이후에 사실을 쌓아도 사람들의 판단은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타라 오는 한국의 위기를 갑자기 생긴 사건으로 보지 않는다. 그는 왜곡된 역사 인식, 특정 정치 세력의 장기 전략, 시민 사회의 정보 공백이 오랜 시간 겹쳐온 결과라고 본다. 이 대목은 논쟁적이다. 그러나 적어도 그의 문제의식은 분명하다. 한국의 자유가 무너진다면, 그것은 어느 날 갑자기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누적된 정보 환경과 제도 변화 속에서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친중·반미 정부”라는 단정이 만든 파장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짚은 대목이 있다. 타라 오가 청문회에서 이재명 정부를 “친중 정부, 반미 정부”라고 못 박았다는 점이다. 많은 한국 보수층이 이 장면에서 속이 시원했다고 진행자는 말했다.

타라 오는 이 표현이 사실에 기반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특히 문제 삼은 것은 법안의 방향과 속도다. 지금 한국에서 매일같이 나오는 법안들을 보면 자유를 억압하는 내용이 많고, 그 속도도 비정상적으로 빠르다는 것이다. 의원이 직접 쓰든 보좌진이 쓰든, 이렇게 빠른 속도로 비슷한 방향의 법안들이 쏟아지는 구조는 설명이 필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이 흐름을 두고 “중공 스타일”이라고 표현했다. 강한 말이다. 따라서 이 표현은 주장으로 읽어야 한다. 다만 그 주장이 불편하다고 해서 질문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어떤 법안들이 자유를 제한하는지, 그 법안들이 어떤 경로로 작성되고 있는지, 특정 외부 모델이나 해외 입법 사례가 참조되고 있는지, 그 과정이 공개되어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정치적 수사는 박수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검증은 별개의 일이다. “친중·반미”라는 규정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외교적 태도와 법안의 방향, 정책 결정 과정, 대외 로비 구조가 구체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워싱턴의 로비, 이름과 실체의 간극

인터뷰에서 가장 구체적으로 다뤄진 쟁점은 KIPEC였다. 타라 오는 이 단체의 이름과 실제 성격 사이의 간극을 문제 삼았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KIPEC의 영어 이름에는 “United States”가 들어가지 않는다. 그런데 한국어 이름에는 “한미”가 들어간다. 한국 국민이 보면 한국 국회와 미국 의회가 함께 운영하거나 교류하는 공식 단체처럼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타라 오는 이 단체가 FARA, 즉 미국 외국대리인등록법에 등록된 로비 단체이며, 미국 의회나 미국 의원과 직접적인 조직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 문제 제기는 단순히 이름이 헷갈린다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민주주의에서 로비는 존재할 수 있다. 문제는 누가, 누구의 돈으로, 어떤 의제를 위해, 어떤 이름을 걸고 활동하는지 국민이 알고 있느냐다. 특히 국회와 관련된 단체라면 그 기준은 더 엄격해야 한다.

타라 오가 더 깊게 파고든 지점은 이름의 구조였다. 그는 KIPEC의 한국어 이름 (한미의회교류센터) 구조가 한중의회교류재단과 유사하다고 봤다. 그리고 한중의회교류재단은 중국 공산당 간부와 한국 국회의원이 회의를 한 뒤 만들어진 단체라고 설명했다. 그의 의심은 여기서 나온다. 중국 공산당이 직접 하기 어려운 일을 한국을 통해 우회하려는 구조가 아니냐는 것이다.

이 대목은 확인과 검증이 필요한 주장이다. 의심은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의심이 사실이 되려면 문서, 자금 흐름, 인적 연결, 의사결정 기록이 따라와야 한다. 그렇기에 핵심은 “중국이 배후다”라고 단정하는 것이 아니다. 핵심은 한국 국회가 관련된 워싱턴 로비 활동의 구조와 비용, 목적이 충분히 공개되어 있느냐다.

로비 비용은 누가 냈는가

타라 오는 KIPEC을 통해 한국 의원들이 미국에 와서 종전선언 문제를 다루고 갔다고 말했다. 진행자는 미국에서 법안 하나를 만들고 통과시키려면 최소 50만 달러에서 100만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든다고 짚었다. 타라 오도 로비가 “굉장히 비싼 럭셔리”라는 데 동의했다.

그렇다면 돈은 어디서 나왔는가. 타라 오는 “혈세가 들어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이 해외에 갈 때 항공권과 숙박비를 개인이 부담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외부로부터 제공받으면 뇌물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국민 세금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다.

이 부분도 단정이 아니라 추론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더 큰 목소리가 아니라 더 구체적인 자료다. 어떤 의원이 어떤 일정으로 방문했는지, 비용은 어느 예산 항목에서 집행됐는지, 어떤 로비 계약이 있었는지, 어떤 법안과 메시지를 미국 의회에 전달했는지가 공개되어야 한다. 국민의 세금이 쓰였다면 국민은 그 목적을 알 권리가 있다.

타라 오의 비판은 여기서 날카로워진다. 의원들이 미국에 다녀와 “한국에 좋은 일을 한 것처럼” 말하면서 실제로는 국민이 모르는 의제를 추진했다면, 그것은 국민을 속이는 일이라는 것이다. 표현은 거칠지만 질문은 남는다. 워싱턴에서 한국 정치권은 누구의 이름으로, 누구의 돈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종전선언, 평화의 언어와 안보 구조의 문제

종전선언 문제는 KIPEC 로비 논란과 직접 연결된다. 타라 오의 설명에 따르면 한국 의원들이 이 단체를 통해 미국에서 다루고 간 의제가 바로 종전선언이었다.

그는 종전선언이 한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해로울 수 있다고 본다. 이유는 분명하다. 종전선언이 한미동맹의 약화, 주한미군 철수 논리, 유엔사 해체 명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결론은 명확하다. 이런 흐름이 이익이 되는 쪽은 한국이 아니라 중국과 북한이라는 주장이다.

종전선언을 지지하는 쪽은 이를 전쟁 상태를 끝내고 평화 체제로 가는 상징적 출발점으로 본다. 반대로 타라 오와 같은 비판자들은 상징이 곧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본다. 한반도 안보에서 문구 하나가 군사적 현실을 즉시 바꾸지는 않더라도, 이후의 외교적 압박과 법적 명분을 만드는 데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논쟁의 핵심은 “평화가 좋은가 나쁜가”가 아니다. 거의 누구도 평화를 반대하지 않는다. 문제는 어떤 평화냐는 것이다. 억지력과 동맹 구조를 유지한 채 위험을 줄이는 평화인지, 아니면 안보 장치를 해체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는 평화인지가 다르다. 같은 “평화”라는 단어가 서로 다른 전략을 감출 수 있다.

시민에게 남은 일

타라 오는 희망을 잃지 말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의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다. 그는 “길게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상대가 1, 2년 만에 지금의 위치에 오른 것이 아니라 수십 년, 혹은 그보다 긴 시간 동안 움직여왔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가 시민에게 요구하는 첫 번째 일은 공부다. 그는 손자병법을 인용하며, 상대를 알아야 이길 수 있다고 말한다. 반대하는 쪽을 알려면 역사를 알아야 하는데, 한국의 역사는 많이 왜곡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그는 절망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왜곡된 역사 속에서도 팩트는 여기저기 남아 있고, 그것을 찾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두 번째는 꾸준한 설득이다. 시위를 계속하되, 일회성 분노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한두 번 말해서 통하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말라고 말한다. 사람의 마음은 한 번 정해지면 쉽게 바뀌지 않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더 바뀌지 않는다는 취지다.

세 번째는 언론을 조심하라는 경고다. 타라 오는 미국에 사는 한인들이 케이블 TV로 JTBC, MBC 등을 많이 보는데, 드라마는 봐도 뉴스는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실을 보도하지 않고 왜곡된 보도를 많이 한다는 주장이다. 이 역시 매체 전체를 한 문장으로 재단하기보다는, 특정 보도가 어떤 사실을 빠뜨리고 어떤 프레임을 반복하는지 따져보는 방식으로 검증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미국 시민권을 가진 한인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미국 시민권자는 미국 의회에 직접 연락할 수 있다. 한국 시민이 하기 어려운 일을 미국 한인 사회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문제를 미국 정치권에 설명하고, 한반도 문제를 특정 진영의 설명에만 맡겨두지 말라는 메시지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Freedom is not free)

인터뷰 후반부에서 타라 오는 자유의 본질로 돌아온다. 자유와 한미동맹은 한국과 미국이 함께 공유하는 가치이며, 자유를 지키는 데는 책임이 따른다고 말한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그의 말은 오래된 문장이지만, 지금도 가볍지 않다.

자유는 스스로 결정하고 그 결과를 감당하는 부담을 포함한다. 그래서 때로는 불편하다. 정부가 10만 원, 20만 원을 쥐여주고 대신 국가가 정한 방향을 따르라고 할 때, 사람들은 편의를 선택하고 싶어질 수 있다. 타라 오는 그 길을 “노예가 되는 길”이라고 표현했다.

표현은 강하다. 그러나 그가 겨냥한 것은 복지 자체가 아니다. 국가가 시민의 자유를 줄이는 대신 편의를 제공하고, 시민이 그 편의에 익숙해지면서 권력 감시를 포기하는 구조다. 자유민주주의의 위기는 늘 그렇게 온다. 어느 날 갑자기 감옥문이 닫히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스스로 열쇠를 내려놓는 방식으로 온다.

그가 올바른 역사 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6.25 전쟁과 그 전후의 희생, 자유를 지키기 위해 피를 흘린 사람들의 역사를 모르면 자유는 추상적인 말이 된다. 추상적인 자유는 쉽게 거래된다. 기억되지 않는 희생은 정치 구호 앞에서 힘을 잃는다.

“기도라도”가 아니라, 기도도 힘이라는 말

인터뷰가 끝나려는 순간, 타라 오는 진행자를 붙잡고 한 가지를 더 말했다. 청문회에서 세 가지 쟁점 중 하나로 종교의 자유 탄압을 언급했는데, 특히 기독교인들의 기도까지 탄압받고 있다고 본 것이다.

그는 직장에 나가야 해서 시위에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런 사람들은 “기도라도 할 수 있다”고 했다가 곧바로 정정했다. “기도라도”가 아니라, 기도는 아주 큰 힘이라는 것이다.

이 말은 종교적 언어이지만, 정치적으로도 읽을 수 있다. 모든 시민이 같은 방식으로 저항할 수는 없다. 어떤 사람은 거리로 나가고, 어떤 사람은 글을 쓰고, 어떤 사람은 자료를 모으고, 어떤 사람은 기도한다. 중요한 것은 각자의 자리에서 체념하지 않는 일이다.

인터뷰 너머, 검증 가능한 사실들

여기까지가 NNP 뉴스 인터뷰에서 타라 오가 직접 말한 내용이다. 다만 그의 발언을 평가하려면, 발언자의 이력과 관련 제도, 실제로 움직이고 있는 정치적 구조도 함께 봐야 한다.

타라 오는 누구인가

미 의회 공식 기록에 따르면, 타라 오는 UC Davis 학사, 프린스턴대 공공정책 석사, 텍사스대 박사 출신이다. 미 공군 중령으로 복무했고, 한미연구소 연구원 및 퍼시픽 포럼 객원연구원을 역임했다. 현재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재단 학술위원이며, 『The Collapse of North Korea』의 저자이기도 하다.

한국의 일부 매체가 그를 단순한 “유튜브 논객” 수준으로 축소하는 경향이 있지만, 적어도 그의 이력만 놓고 보면 그런 평가는 충분하지 않다. 물론 이력이 곧 주장의 진실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발언자의 전문성과 배경을 지워버리는 방식의 반박도 정직한 검증은 아니다.

청문회는 어떤 자리였나

2025년 4월 28일,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가 개최한 청문회의 정식 제목은 “North Korean Human Rights Movement: Current Prospects and Obstacles”(북한 인권 운동: 현재의 전망과 장애물)이었다. 공화당 크리스 스미스 의원과 민주당 제임스 맥거번 의원이 공동위원장으로 주재한 초당적 청문회다.

이 점은 중요하다. 한국 문제가 미국 의회에서 단순한 당파적 논쟁이 아니라 북한 인권과 정보 흐름의 문제로 다뤄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크리스 스미스 의원은 청문회에서 정보의 흐름을 차단하는 정책은 중립적 조치가 아니라고 말했다. 정보 접근의 문제는 인권 문제와 연결된다.

KIPEC의 실체

타라 오가 인터뷰에서 문제 삼은 KIPEC(한미의회교류센터)은 2024년 4월 출범한 기관으로, FARA에 대한민국 국회를 대신하는 외국 대리인으로 등록되어 있다. 워싱턴 D.C.에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웹사이트 하단에도 FARA 등록 사실이 명기되어 있다.

이 사실만으로 불법을 말할 수는 없다. FARA 등록은 외국 주체를 위해 미국 내에서 활동한다는 사실을 공개하는 제도다. 등록 자체는 합법적 활동의 전제일 수 있다. 다만 한국 국회와 관련된 단체가 미국에서 외국 대리인으로 활동한다면, 국민에게 그 목적과 비용, 활동 내역을 투명하게 설명할 책임도 함께 따라온다.

KAPAC과 FARA 내사 보도

타라 오의 로비 구조 문제 제기를 이해하려면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도 봐야 한다. KAPAC은 미 연방하원에서 종전선언, 미북 연락사무소 설치, 영구적 평화 협정 로드맵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 법안’ 통과를 추진해온 재미 한인 단체다.

2025년 7월에는 브래드 셔먼 민주당 하원의원, 더불어민주당 조정식·서영교·김영배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의회에서 관련 행사가 열렸고, 김영배 의원은 이 자리에서 이재명 정부의 ‘실용 외교’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KAPAC 대표 최광철은 이재명 대선 캠프의 외교·안보 특보로 임명된 인물이다.

2025년 8월, 미 법무부에 KAPAC의 FARA 위반을 의심하는 신고가 접수됐고, FBI에도 같은 내용의 신고가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법무부는 제공받은 정보를 검토해 이 단체의 FARA 관련 문제를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KAPAC 측은 자신들이 미국 유권자와 납세자가 주축인 자발적 평화운동 단체이며, 한국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따라서 이 사안은 확정된 결론이 아니라 진행 중인 쟁점으로 봐야 한다. 한쪽은 외국 대리인 등록 의무 위반 가능성을 말하고, 다른 쪽은 자발적 시민운동이라고 반박한다. 남는 질문은 간단하다. 자금 출처, 활동 지시 관계, 한국 정치권과의 연결, 로비 대상과 메시지가 어디까지 공개될 수 있느냐다.

종전선언은 단독 의제가 아니다

타라 오가 우려하는 종전선언의 연쇄 구조는 이렇다. 종전선언이 유엔사 해체 명분을 만들고, 주한미군 철수 논리로 이어지며, 결국 한미동맹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결을 두고 과장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완전히 허공에 뜬 주장이라고만 하기도 어렵다.

현재 미 의회에서 추진 중인 ‘한반도 평화 법안’에는 종전선언 외에도 미북 연락사무소 설치, 영구적 평화 협정 로드맵이 포함되어 있다. 종전선언이 단독 조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 안보 구조 전체를 재편하는 더 큰 패키지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실제 입법 활동과 맞닿아 있다.

그렇다면 논쟁은 더 정확해져야 한다. 종전선언이 곧바로 동맹 해체라는 말은 단정이다. 그러나 종전선언이 아무런 안보 구조 변화도 낳지 않을 것이라는 말 역시 단정이다. 검증해야 할 것은 선언의 의도보다 그 이후에 따라붙는 제도적, 군사적, 외교적 변화다.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돌아온다

타라 오의 인터뷰는 거칠고 논쟁적이다. 어떤 표현은 강하고, 어떤 연결은 더 많은 증거를 요구한다. 그러나 그가 던진 질문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는 지금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있는가.

한국 시민은 자신이 소비하는 정보의 출처를 의심하고 있는가. 한국 정치권은 워싱턴에서 누구의 돈으로, 무엇을 위해 로비하고 있는가. 종전선언은 평화의 출발점인가, 동맹 구조를 흔드는 입구인가. 지금 쏟아지는 법안들은 시민의 자유를 넓히는가, 아니면 국가 권력의 범위를 넓히는가. 미국의 한인 사회는 이 문제를 남의 일처럼 볼 것인가.

타라 오의 발언에 모두 동의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모두 동의하지 않아도 된다. 자유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맞느냐를 빨리 정하는 일이 아니라, 무엇이 공개되어야 하는지 끝까지 묻는 일이다.

자유는 사라질 때 요란하게 무너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언론의 이름으로, 다음에는 법의 이름으로, 그다음에는 평화의 이름으로 조금씩 이동한다. 어느 날 돌아보면, 체제의 기본값이 이미 바뀌어 있을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흥분이 아니라 기록이다. 분노가 아니라 학습이다. 일회성 폭발이 아니라 지속적인 설득이다.

타라 오의 메시지는 결국 이것이다.

자유는 저절로 남아 있지 않는다. 알아야 지킬 수 있고, 말해야 퍼지며, 오래 버텨야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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