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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전환, 한국과 미국이 같은 그림을 보고 있을까

로파트·
·조회 0123456789001234567890·8
시리즈한미동맹 재편 보고서3/3
  1. 1.사드 발사대가 사라진 자리
  2. 2.한국이 미군의 정비고가 되는 길: 인도태평양 전선의 후방 거점
  3. 3.전작권 전환, 한국과 미국이 같은 그림을 보고 있을까

두 발언 사이 4개월

2025년 11월 4일,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 장관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회복은 한미동맹이 한 단계 더 심화되고 발전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헤그세스는 화답했다. "한국이 국방비를 증액하고, 최첨단 재래식 전력 및 원자력 추진 잠수함 확보 등을 통해 국방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적극 지원하겠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은 가장 모범적인 동맹이다."

4개월 뒤인 2026년 3월 3일 새벽, 경상북도 성주의 미군 사드 기지에서 발사대 차량 6대가 빠져나갔다. 미 국방부는 사드 시스템 일부를 한국에서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3월 10일 국무회의에서 "주한미군이 자국의 군사적 필요에 따라 일부 방공무기를 반출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반대 의견을 내고는 있지만, 우리 의견대로 전적으로 관철할 수 없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같은 양국, 같은 동맹. 한쪽은 "가장 모범적"이라고 부르고, 다른 한쪽은 협의 대상에서 빠진다. 두 사실은 모순이 아니다. 한미동맹의 새 작동 방식이다.

전작권 전환은 누구의 기획인가

전작권 전환은 그 새 작동 방식이 가장 또렷하게 드러나는 사안이다.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고, 미국 정부도 화답했다. 그런데 한국 안에서는 보수와 진보 양쪽이 같은 합의를 두고 다른 우려를 낸다. 누가 누구를 끌고 가고 있는지가 명확하지 않다.

시간표는 들어맞는다

표면적으로 한미는 같은 일정을 본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6년 3월 군 지휘부 회의에서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자비에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4월 22일 미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2029회계연도 2분기, 한국 기준 2029년 1분기까지 조건을 달성하는 로드맵을 국방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의 11월 발언과 합치면, 양국 군 책임자와 양국 정상이 모두 같은 시점을 본다. 시간표는 들어맞는다.

동기는 다르다

그러나 양국의 동기는 다르다. 한국에서 전작권 전환은 노무현 정부 이래 진보 진영의 숙원이고, 자주국방의 상징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전작권 전환은 NDS가 명시한 "동맹의 책임 균형 이동"의 한 축이다. 한국이 자기 방어를 더 책임질수록, 미국은 중국 견제에 자원을 돌릴 수 있다. 두 동기가 우연히 같은 시점에 만났다. 같은 합의가 한국에서는 자주를 회복하는 일로 기록되고, 워싱턴에서는 부담을 재배치하는 일로 기록된다.

마찰은 디테일에서 드러난다

브런슨은 청문회 답변과 상원 군사위 발언에서 "정치적 편의가 조건을 앞서서는 안 된다"고 두 번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 내 추진 일정에 대한 견제로 한국 언론은 해석했다. 한국 국방부도 즉각 "주한미군사령부의 의견일 뿐, 결정은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양국 정상에게 건의된다"고 반박성 발표를 냈다. 위성락 안보실장은 베트남 출장 중 "전작권 추진은 정치적 편의주의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디테일은 시점이다. 브런슨이 제시한 2029년 1분기는 트럼프 임기(2029년 1월 20일 종료) 직후다. 국민의힘 김민석 의원은 2026년 4월 27일 "정권 말기 식물정부 시기에 전작권 같은 대형 이슈를 마무리할 수 있겠나"라며 "미국이 전작권 전환을 다음 정권으로 유예하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화답하는 듯 보이지만 결정 권한은 차기 미 행정부로 넘어간다는 지적이다.

능력의 공백

전작권 전환을 두고 한국 보수 진영이 우려해온 또 다른 지점은 능력 공백이다. 한국군은 전작권 전환 조건 중 핵심 군사 능력 20개 가운데 4개, 핵·대량파괴무기(WMD) 대응 전력 6개 가운데 3개가 전력화 미완성 상태다. 한국군이 보유한 천무 유도탄과 지뢰살포탄, 155mm 고폭탄은 모두 한미 합의 기준치에 못 미친다(각각 73%, 74%, 81%). 독자적인 정보·감시·정찰(ISR) 능력 확보는 천문학적 예산과 시간이 필요한 영역이다. 한국이 전작권을 가져오면서 그 빈자리를 메울 방법은 미국산 무기 구매다. 2025년 10월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25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군사장비 구매가 그 비용의 일부다. 자주국방이라는 간판을 한국이 가져오는데, 그 간판을 떠받칠 첨단 시스템과 운영 노하우는 여전히 미국 손에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 그림을 한국이 미국을 멀리하려는 행보로만 읽기는 어렵다. 한국 정부의 공식 메시지는 자주와 동맹의 동시 강화다. 그러나 같은 "동맹 강화"라는 표현이 미국 측 문서에서는 다른 내용을 가리킨다. 노 차관보 증언문에는 "한국과의 책임 균형을 이동시켜 한미동맹을 우리 부서의 우선순위에 더 잘 맞도록 현대화한다"고 적혀 있다. 미국 부서 우선순위는 중국 억제다. 미국이 적은 동맹 현대화는 한국이 미국의 중국 견제 인프라 안에서 자기 역할을 더 크게 맡는 것을 가리킨다. 한국 측 문서에서 동맹 강화가 자주국방의 회복과 한미 협력 심화를 함께 의미한다면, 미국 측 문서에서 동맹 강화는 한국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우선순위에 더 깊이 편입되는 것을 가리킨다. 한국과 미국이 같은 일정에 동의했다고 해서, 같은 그림을 보고 있다는 보장은 없다.

"이미 있던 일 아닌가"라는 반박

이 흐름이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니다. 전작권 전환은 노무현 정부에서 처음 합의됐고,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협상도 2006년에 있었다. 당시 한미는 "한국은 전략적 유연성의 필요성을 존중한다"고 적었지만, 같은 문서에 "한국이 한국민의 의지와 관계없이 동북아 지역 분쟁에 개입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단서를 함께 넣었다.

차이는 어디에 어떻게 적었느냐에 있다. 그동안 미국은 한반도 방어를 "변함없는 공약"이라는 외교 언어 속에 두었다. 이번에는 2026년 1월 NDS에 미군의 한국 지원이 "더 제한된 지원(more limited support)"이라고 들어갔다. 비핵화 목표는 빠졌다. 같은 시기 한미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서는 2008년 이래 매년 들어가던 "주한미군의 현재 전력 수준 유지"라는 문구가 사라졌다. 차관보 증언문에 "동맹 현대화는 우리 부서 우선순위에 맞추기 위함"이 적혔다. 청문회에서 브런슨이 "서쪽을 본다"고 말했다. 성주에서는 발사대 차량 6대가 새벽에 빠져나갔다. 2006년 합의의 단서 조항은 살아 있지 않다

양쪽에서 좁아진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6년 1월, 2019년 이래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베이징을 방문했다. 시진핑 주석에게 북한 문제 중재를 요청했다. 중국 외교부는 "북한에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라고 압박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한 분석에 따르면 2026년 중국의 한반도 대응 우선순위 네 가지에는 "비핵화 추진"이 빠졌다.

같은 시기,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한미동맹을 "거래적 관계"로 규정하면서 한국에 "전략적 자율성"을 권하는 기고문을 실었다. 한국을 한미일 공조에서 떼어내려는 메시지다. 한국은 2017년 사드 배치 이후 이미 중국의 경제 보복을 겪었다. 미국은 한국을 중국 견제 라인 후방으로 더 깊이 끌어넣고, 중국은 그 끌림을 약화시키려 압박한다. 비핵화 카드를 양쪽 모두 내려놓은 상태에서.

결국 결정해야 하는 것

브런슨 사령관은 청문회에서 북-중-러 협력을 오레오 쿠키에 비유했다. 두 쿠키가 중국과 러시아이고, 가운데 크림이 북한이다.

그는 2025년 1월 이후 북한이 미사일 61발을 발사했고 그중 37발이 순항미사일이었다고 보고했다. 북한 핵무기는 늘었다. 중국 핵탄두는 2030년까지 1,000개를 돌파한다는 것이 노 차관보의 평가다.

같은 청문회에서 미 국방부는 군수품 부족을 인정하지 않았다. 노 차관보는 우크라이나 정책 후퇴와 NATO 균열이 인도태평양 억제력에 영향을 주느냐는 민주당 키팅 의원의 질문에 같은 답변을 세 번 반복했다. "인도태평양에서 우리의 억제 태세는 강하다." 녹음 재생처럼 들리는 그 문장이, 한국에서는 다르게 들린다.

미국이 한반도 방어에서 무게를 내릴 때, 한국이 자동으로 자율성을 얻는 것은 아니다. 비핵화는 미국 측 목표에서 빠졌다. 주한미군 전력 유지를 적시하던 공동성명 문구는 약해졌다. 그러는 사이 한반도는 결정적 전장 밖으로 밀려나면서 동시에 대중국 작전 거점으로 깊이 들어간다. 미군은 한국 방산을 정비고로 활용하지만, 그 정비고를 지킬 자산의 일부는 이미 중동행 대기선에 올라 있다. 그동안 북한 핵과 미사일은 줄지 않았고, 중국 경제 보복 카드도 그대로다. 한국은 더 많이 지불하고 더 큰 책임을 졌으며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더 깊이 묶였는데, 마주한 위협은 늘었다.

새벽에 성주를 떠난 발사대 차량 6대가 비운 자리에 한국 방산이 들어왔다. 미군이 그 자리를 부르는 이름은 동맹의 현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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