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지지층과 반대층은 서로 무엇을 보고 있나

지금 인터넷을 보면, 한국 국민들끼리 분열되어 싸우느라 바쁘다.
그들이 지금 싸우는 주된 이유는 잠실 올림픽공원에서 발생하고 있는 "잠실민주화운동" 때문이다.
그런데 단순히 이 운동을 찬성하고 반대하고의 이유로 싸우는 것이 아니다.
1차원적인 생각으론 여느때처럼 보수 vs 진보 의 싸움이여야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보수 진영 내에서 사람들끼리 싸우고 있다.
자유와혁신 지지자들은 국민의힘 행보가 맘에 들지 않아 싸우고,
반대로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자유와혁신 행보가 맘에 들지 않아 싸운다.
한 쓰레드 이용자는 쓰레드와 다음과 같이 글을 올렸다.

이 글은 해당 글에 달린 사람들의 반응을 정리한다.
제가 선동당하는 걸까요
정치에 관심도 없던 사람이 있었다.
성향을 드러낸 적도 없고, 거리로 나선 적도 없던 사람.
그런 그를 광장으로 끌어낸 게 이번 사태였다.
그는 쓰레드에 글 하나를 올렸다.
황교안을 왜 지지하고, 왜 반대하는지 알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진짜 속내는 맨 마지막 줄에 있었다.
서로 반대되는 의견이 너무 많아서,
자기도 모르게 선동당하고 편향된 사고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무섭다는 것.
이 한 문장이 지금 광장에 선 수많은 사람의 속을 대신 말해준다.
그 안에는 확신보다 불안이 더 짙게 깔려 있다.
적을 노려보는 눈보다, 옆 사람을 곁눈질하는 눈에 가깝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달린 댓글들이, 지금 광장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
황교안을 물었는데, 돌아온 건 거울이었다
먼저 짚어야 할 게 있다.
그는 황교안을 물었다.
그런데 댓글을 끝까지 읽어도, 정작 황교안을 정면으로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들 자기 이야기를 한다.
자기가 믿는 전략, 자기가 품은 의심, 자기가 두려워하는 미래.
황교안이라는 이름은 거울에 가까웠다.
사람들은 그 이름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며 말하고 있었다.
그를 지지하는 이유에는 분노가 있었다
황교안을 지지한다는 사람들의 논리는 의외로 짧고 단단했다.
한 이용자는 이렇게 정리했다.
자기는 원래 국민의힘 당원이었다.
국민의힘이 뭐라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하는 척만 하고,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올 2월쯤 의석 0석짜리 자유와혁신에 입당했다.
말보다 행동을 보여줬으니까.
처음과 끝이 변하지 않았으니까.
그게 전부라고 했다.
이 지지에는 황교안 개인에 대한 찬양보다 국민의힘에 대한 분노가 더 많이 섞여 있다.
믿었던 쪽이 배신했다는 감각.
차라리 0석이라도 움직이는 쪽에 서겠다는 결심.
지지의 연료는 애정보다 환멸에 가까웠다.
여기에 역사적 평가를 보태는 목소리도 있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 통진당 해산, 부정선거에 대한 강한 메시지, 윤석열 탄핵 국면에서 강하게 목소리를 낸 점은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를 미심쩍어하는 이유에는 기억이 있었다
반대편의 뿌리는 더 깊다.
한 이용자는 비교적 균형 있게 짚었다.
보수 쪽에서 오래 싸워온 사람들,
박근혜 탄핵 때부터 거리에 섰던 사람들은 황교안에게 감정이 좋지 않다고 했다.
이유는 뼈아프다.
그때 황교안의 포지션이,
지금 윤석열 탄핵 국면에서 등을 돌린 국민의힘 중진들의 포지션과 닮아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지금 그를 못 믿는 사람들은 그를 모르는 사람들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 잘 안다.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배신의 장면을 한 번 본 사람은,
비슷한 표정을 두 번째로 알아본다.
결정타: 그가 미국에서 만난 사람들
그런데 이 모든 논쟁을 한순간에 가라앉히는 댓글이 하나 있었다.
가장 차갑고, 가장 구체적이었다.
그의 주장은 이랬다.
황교안은 부정선거를 알리겠다며 미국에 자주 간다.
그런데 누굴 만나고 오는지 들여다보면 이상하다는 것이다.
트럼프와 핫라인이 있는지조차 불분명한 사람들.
진짜 MAGA 핵심이라기보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유명인들.
한때 후보로 잠깐 거론됐거나, MAGA에 끼고 싶지만 계속 트럼프 행정부에 선택받지 못한 사람들.
심지어 이번에 갔다는 CPAC에는 올해 트럼프가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고 했다.
반면 장동혁은 미 공화당 의장을 만나고 왔고,
김민수 의원은 진짜 MAGA 인사들을 만났다고 했다.
그가 던지는 질문은 단 하나였다.
이게 뭘 의미하겠냐고.
국회의원이냐 아니냐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슬프지만, 제도권 안에서 제도권을 만나 호소할 수 있는 건 여전히 국민의힘 국회의원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 안에 부정선거 한패가 섞여 있고 도려내야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수의 내부 인사가 있다는 말이었다.
작성자도 여기서 한 발 물러선다.
황교안이 만난다는 인물들이 정말 영양가 없는 사람들일 수도 있겠다고.
외국 인사까지 다 알지는 못하니, 보이는 것만 그대로 믿지는 않겠다고.
이 댓글이 무서운 이유는 따로 있다.
지지든 반대든, 많은 사람들은 결국
“황교안이 해외에 알리고 있다”는 전제 위에 서 있었다.
그런데 이 댓글은 그 전제 자체에 손을 댔다.
영웅 서사보다 악수 사진 속 상대가 누구인지부터 물은 것이다.
광장의 그림자
문제는 이 광장이 이렇게 냉정한 사람들로만 채워져 있지 않다는 데 있다.
한쪽에는 이런 목소리가 있다.
적이 발작하면 그게 약점이고,
그들은 중국과 북한의 지령대로 움직이며,
나라가 망해도 상관없이 돈을 받고 사람들을 절벽으로 양떼몰이 한다는 식의 이야기.
다른 한쪽에는 “공부하세요”를 반복하는 사람도 있다.
재선거를 하면 전자투표가 이행되고,
그러면 개헌이 되고,
CBDC가 시작되고,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도미노식 경고.
기본은 알아야 하지 않냐는 훈계까지 붙는다.
그리고 정반대편에는 이렇게 내뱉는 사람도 있다.
A-WEB은 지구평평설 같은 음모론이고,
국민의힘 같은 제도권 정당이 그걸 입에 담는 순간 나락이라고.
그 옆에는 “빨갱이 많아서 박아둠” 한 줄과 여러 A-WEB 관련 이미지들을 남기고 사라지는 사람도 있다.
같은 자리다.
악수 사진의 진위를 따지는 사람과,
절벽과 CBDC와 지령을 외치는 사람과,
전부 헛소리라며 코웃음 치는 사람이 한 광장에 같이 서 있다.
앞에서 누군가 전략을 걱정한 이유가 바로 이거다.
바깥에서 보면 이 셋이 구분되지 않는다.
가장 정교한 분석과 가장 허황된 외침이, 같은 깃발 아래 한 덩어리로 묶여 버린다.
뜻은 같은데, 소리가 다르다
작성자가 끝에 가서 내뱉은 말이 이 모든 걸 압축한다.
올림픽공원에 관심 갖고 모여준 사람들.
뜻은 다 같은데, 외치는 소리가 달라서 안타깝다고 했다.
주체 없이 개개인이 모인 자리라,
합이 맞는 데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도 했다.
여기에 이 비극의 핵심이 있다.
이들을 갈라놓는 건 목표가 아니다.
목표는 무서울 정도로 비슷하다.
부정선거 척결과 국가 정상화.
갈라놓는 건 방법이고, 순서이고, 누구를 믿느냐다.
그리고 그걸 정리해줄 사람이, 지금 그 광장에는 없다.
주체가 없는 군중은 같은 곳을 보면서도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달린다.
그리고 그는, 다같이 멸공이라고 했다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자.
그는 선동당할까 봐 무서워서 글을 올렸다.
댓글을 다 읽은 뒤, 그가 내린 결론은 누구를 믿겠다는 선언이 아니었다.
국민의힘이 답답해서 황교안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다시 한번 냉정하게 생각해보기로 했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에 이렇게 적었다.
우리의 뜻은 같으니, 다같이 멸공.
이게 지금 광장의 현주소다.
누가 영웅인지,
어떤 구호가 옳은지,
미국이 올지 안 올지,
황교안이 만난 사람이 누구인지.
그 무엇 하나 합의되지 않은 채,
결국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단 한 문장으로 돌아간다.
적이 누군지는 다 안다.
그런데 어떻게 싸울지는 아무도 모른다.
선동당할까 봐 무섭다던 사람은,
끝내 선동과 각성 사이 어딘가에 멈춰 섰다.
확신을 얻으러 왔다가,
확신이 없는 게 오히려 정상이라는 걸 배우고 돌아간 셈이다.
어쩌면 그게 이 글에서 가장 건강한 결론일지도 모른다.
광장은 적이 무너뜨리지 않는다.
같은 곳을 보는 사람들이,
가는 길을 두고 서로의 멱살을 잡을 때.
그때 광장은 안에서부터 조용히 갈라진다.
그리고 지금, 그 균열의 한복판에 평범한 한 사람이 서서 묻고 있다.
"제가 지금, 제대로 보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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