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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베이징 회담 결산: 시진핑이 거절한 H200, 트럼프가 받은 보잉 20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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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트럼프-시진핑 베이징 회담5/5
  1. 1.트럼프-시진핑 베이징 회담, 놓치면 안 되는 6가지 핵심
  2. 2.트럼프 시진핑 회담 전날 인천에서 벌어진 일, 그리고 청와대 30분의 의미
  3. 3.트럼프-시진핑 회담 1일차 분석: 양측 발표문의 비대칭이 말해주는 것
  4. 4.시진핑이 "MAGA"를 말한 밤: 트럼프 베이징 회담의 숨겨진 13장면
  5. 5.트럼프-시진핑 베이징 회담 결산: 시진핑이 거절한 H200, 트럼프가 받은 보잉 200대

5월 15일 저녁, 트럼프가 베이징수도공항에서 에어포스원에 올랐다. 2일간의 회담이 끝났고, 양측 발표문은 또 갈렸다.

이번에는 더 노골적으로.

알자지라가 회담 직후 단 제목이 이번 회담을 한 줄로 요약한다.

"미국과 중국, 자기들이 무엇에 합의했는지에 대해 합의하지 못했다."

1일차 글에서 짚은 비대칭이 2일차에 더 벌어졌다. 그리고 회담의 진짜 게임은 보잉도, 대만도 아니었다.

엔비디아 H200 한 장이었다.

알래스카 급유지, 젠슨 황이 비행기에 올랐다

회담의 무게중심이 어디 있었는지 한 장면으로 보여주자.

대표단 명단에 처음부터 들어가 있지 않았던 한 사람이 있었다. 트럼프가 알래스카 앵커리지 급유지에서 직접 전화를 걸어 그를 비행기에 태웠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黃仁勳).

그가 베이징에 도착했을 때, 시장은 H200 거래의 돌파구를 기대했다. 이유가 있다.

트럼프는 작년 12월, 엔비디아 H200 AI 칩의 중국 수출을 승하했다. 다년간의 초당파적 수출 통제를 트럼프가 단독으로 뒤집은 결정이었다. 이번 회담 직전에는 미국 상무부가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JD닷컴, 레노버 등 10개 중국 기업에 각각 7만 5천 개씩 H200 구매 라이선스를 발급했다.

그런데 결과가 충격적이다.

5개월 동안 단 한 개도 안 팔렸다.

트럼프가 에어포스원에서 한 말이 결정타다.

"그들이 선택하지 않았다. 자기 것을 개발하고 싶어한다."

미국이 풀어줬는데, 중국이 안 샀다.

시진핑은 트럼프의 양보조차 거절했다

이 한 줄이 회담의 모든 것이다.

5개월 전 트럼프가 H200 수출을 허가한 건, 거꾸로 보면 시진핑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사전 양보였다. 그런데 시진핑은 그 양보를 받지 않고 책상 위에 그대로 뒀다.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구매 보류를 지시했고,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이미 발주한 주문까지 취소했다.

이유는 셋이다.

첫째, 백도어 의심. 트럼프 협상안은 H200이 중국으로 가기 전에 반드시 미국 영토를 통과하도록 했고, 매 판매마다 미국이 25% 수수료를 받는 구조였다. 베이징은 이 통과 과정에서 칩에 무엇이 심어질지 모른다고 봤다. 중국 국무원은 회담 직전 핵심 인프라에서 외국 의존 제거를 명령하는 공급망 보안 규정 두 개를 새로 냈다.

둘째, 화웨이. 상무장관 러트닉이 상원에서 한 말이 직설적이다.

"중국 중앙정부가 자국 기업의 구매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자국 산업으로 투자를 몰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한때 95%였다. 황 본인 표현으로 지금은 "사실상 0%"다. 그 자리를 화웨이가 채우고 있다.

셋째, 그리고 결정적인 셋째. 회담 직전 5월 한 달 동안 중국 AI 모델 네 개가 연달아 공개됐다. DeepSeek V4, Kimi K2.6, MiniMax M2.7, GLM-5.1. 모두 H200 없이 만들었고, 모두 프론티어급에 닿았다.

시진핑이 회담장에 앉기 전에, 중국은 시장에 메시지를 깔아뒀다.

"우리는 너희 칩 없이도 만든다."

"주권적 결정", 미국이 발음한 항복 선언

황은 베이징에 갔다. 회담장에 앉았다. 빈손으로 돌아왔다.

트럼프 무역대표부의 그리어가 회담 후 한 말이 회담 전체의 권력 구도를 압축한다.

"H200을 살지 말지는 중국의 주권적 결정이다."

이 한 문장을 풀어보자. 미국의 첨단 칩을 살지 말지가 미국의 결정이 아니라 중국의 결정이 됐다. 한 산업의 명운을 베이징의 손에 쥐어준 셈이다.

시진핑은 보잉도, 대만도, 호르무즈도 거래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한 줄로 가장 비싼 카드를 챙겼다. 미국 첨단 산업의 시장 접근권을 자기 의지로 통제할 권한을 워싱턴이 공식 인정해줬다.

"3년 이상", 시진핑이 박은 시한

H200이 회담의 현실이라면, 시진핑이 짠 외교적 명분은 따로 있다.

"건설적 전략적 안정(Constructive Strategic Stability)"

처음 듣는 표현이다. 시진핑이 트럼프에게 던지고, 친절하게 시간 단위까지 박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했다. 이 비전은 향후 3년 이상에 걸쳐 미·중 관계의 전략 지침이 될 것이다."

3년이라는 숫자가 결정적이다. 트럼프 임기는 2029년 1월에 끝난다.

CFR의 러쉬 도시가 이 발언을 정확히 해석했다.

"시진핑은 트럼프에게 유리한 휴전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박으려 한다. 그것도 트럼프 임기 너머에 적용되도록."

자기 임기는 무기한, 트럼프 임기는 한정 자원. 시진핑은 이 비대칭을 정확히 이용했다. 이번 회담의 가장 큰 외교적 산물은 보잉 200대가 아니다. 시진핑이 미국 다음 대통령에게도 적용되도록 설계한 3년짜리 안정성 프레임이다.

회담장에서 트럼프만 모르는 합의

회담에서 두 개의 상설 기구 설치가 결정됐다. Board of Trade(무역위원회)Board of Investment(투자위원회).

중국 외교부장 왕이가 회담 직후 가장 명확한 발표를 했다.

"양측은 무역위원회와 투자위원회 설립에 합의했다. 상호 관세 인하 프레임워크 하에서 양방향 무역 확대를 추진한다."

미국 측 디테일은 재무장관 베센트가 CNBC에 흘렸다. 투자위원회는 "비전략·비민감 분야"에 한정해 중국 자본의 미국 투자를 검토하고, 협상 중인 관세 인하 대상은 "미국이 국내 생산할 의향 없는 저단가 소비재 300억 달러 규모"라고 못박았다.

그런데 트럼프 본인은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관세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

베센트는 30억 달러 관세 인하 협상 중이라 했고, 왕이는 "상호 관세 인하 프레임워크"라 발표했다. 트럼프만 모른다.

정확히는, 트럼프만 모르는 척한다. MAGA 진영에서 "중국이 1조 달러 미국 투자로 관세 인하를 사겠다"는 블룸버그 보도에 반발이 컸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자기 베이스에 대고는 "관세 안 논의"라 말하고, 베센트는 시장에 대고는 "협상 중"이라 말한다.

1일차 글에서 짚은 "베이징과 워싱턴의 분리 메시지"가, 이제 워싱턴 내부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톈탄 공원의 침묵, 그리고 에어포스원의 자백

1일차 글에서 가장 결정적이라고 짚은 장면이 있었다. 톈탄 공원에서 트럼프가 대만 질문에 답하지 않았던 그 침묵. 그 침묵이 거부의 가장 정확한 형태라고 썼다.

그런데 회담 종료 후 에어포스원에 오른 트럼프가, 미국 영공에 들어서기도 전에 입을 열었다.

NBC 인터뷰에서 한 말이 직설적이다.

"내 생각에 우리에게 가장 필요 없는 것은, 9,500마일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는 전쟁이다."

그리고 결정적인 한 줄.

"대만에 대해 [시진핑이] 매우 강하게 느낀다. 나는 어느 쪽으로도 약속하지 않았다."

Fox 인터뷰에서는 한 발 더 나갔다.

"시진핑에게 대만은 가장 중요한 이슈였다."

여기에 의회 승인 140억 달러 대만 무기 판매 결정 유보까지 더하면 결론이 분명하다.

시진핑은 "opposes"라는 단어를 종이 발표문에 못 박았다. 그러나 그 단어가 노린 결과인 무기 판매 결정 지연은 받아냈다.

애틀랜틱 카운슬이 결산했다.

"트럼프가 베이징의 가장 큰 함정, 즉 대만으로 워싱턴을 묶으려는 시도는 피했다. 그러나 그 외 모든 것에서는 미달했다."

한국 헤드라인과 해외 헤드라인이 정반대다

회담 다음날 두 기사의 제목을 나란히 놓아보자.

경향신문 (2026.05.15):

"트럼프 '시 주석, 지미 라이 석방 진지하게 고려'"

홍콩 자유 언론(HKFP) (2026.05.16):

"트럼프, 시진핑이 지미 라이 석방 가능성 낮다고 시사했다"

같은 회담, 같은 트럼프 발언이다. 그런데 두 매체가 완전히 반대로 받아 적었다.

뭐가 사실인가. 정답은 후자다. 그리고 그 차이가 왜 생겼는지가 이번 회담에서 한국이 진짜 봐야 할 디테일이다.

트럼프 본인이 두 사람을 갈라서 말했다

트럼프가 에어포스원에서 Fox News의 브렛 베이어와 한 인터뷰가 결정적이다. 트럼프는 두 명의 정치범을 거론했다.

한 명은 지미 라이(黎智英). 홍콩 빈과일보 창업자, 78세, 2026년 2월 국가보안법으로 20년 형 선고.

다른 한 명은 진밍리(Ezra Jin Mingri) 목사. 베이징 시온교회 창립자, 작년 10월 지하 교회 운영 혐의로 체포.

트럼프가 시진핑과 두 사람을 모두 얘기했다. 그리고 결과를 명확히 갈라 말했다.

진밍리 목사에 대해서는:

"낙관적이었다. 두 번째 사람은 검토 중이라고 했다."

지미 라이에 대해서는:

"낙관적이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겠다. 그것에 대해서는 낙관적이지 않았다."

그리고 결정타.

"시진핑이 말했다. '지미 라이는 나에게 어려운 문제다.' 그들이 많은 일을 겪었다고. 옳든 그르든 많이 겪었다고."

트럼프는 두 정치범을 의도적으로 비교 구도로 제시했다. 진 목사는 "강하게 검토 중"이고, 라이는 "어려운 문제"라고. 트럼프 본인의 표현으로 라이는 "낙관적이지 않다"가 결론이었다.

CNN이 한 줄로 정리했다.

"라이 석방에 대한 [시진핑의]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았다(not positive)."

한국 매체가 왜 정반대로 받아 적었나

경향신문의 보도를 다시 보자. "시 주석이 석방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트럼프가 전했다는 부분만 인용했다.

그런데 트럼프가 그 표현을 쓴 대상은 라이가 아니라 진 목사였다. 한국 매체는 두 인물을 구분하지 않고, 트럼프가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고 말한 그 표현을 라이에 대한 반응인 것처럼 정리했다.

이게 작은 실수처럼 보이지만, 결과는 정반대다. 해외 매체는 회담을 "라이 석방 실패"로 결산했고, 한국 매체는 "라이 석방 진지 고려"로 보도했다. 한국 독자가 받는 정보는 베이징이 듣고 싶어 하는 외교적 수사에 더 가깝게 가공돼 들어왔다.

회담 전, 트럼프가 라이를 코미에 비유했다

더 결정적인 디테일이 있다. 트럼프가 베이징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에 한 발언이다.

Globe and Mail이 정리한 발언이다.

트럼프는 라이를 [전 FBI 국장] 코미에 비유했다. "코미가 감옥에 있다면, 그를 풀어주는 건 나에게도 어려운 일일 것이다."

이게 무슨 의미인가. 트럼프는 라이 석방을 요구하러 베이징에 가기 전부터, 시진핑이 처한 입장에 공감하는 발언을 미리 깔아뒀다. 베이징에 들어가기 전부터 협상의 기대치를 직접 낮춰놓은 셈이다.

그리고 회담 직전 발언.

"지미 라이는 많은 혼란(bedlam)을 야기했다."

미국 대통령이 베이징에 수감된 친미 민주화 활동가에 대해, 그가 "혼란을 야기했다"는 표현을 공개적으로 썼다. 베이징의 표현과 다를 게 없다. 회담 다음 날 중국 외교부 대변인 궈자쿤(郭嘉昆)이 이렇게 말했다.

"라이는 홍콩을 뒤흔든 일련의 폭동의 주모자이자 실행자다."

트럼프의 "bedlam"과 궈자쿤의 "폭동의 주모자"가 사실상 같은 의미의 다른 표현이다.

78세 노인이 에어포스원에 타지 못한 이유

회담 직전 라이의 자녀들이 미국 매체에 출연했다. 트럼프에 대한 호소가 절박했다.

딸 클레어 라이는 EWTN에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한국에서, 그리고 이번에 다시 거론하셨다. 물론 꿈은 아버지가 에어포스원을 타고 돌아오시는 거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가 아버지를 풀어줄 거라고 확신한다."

아들 세바스천 라이는 트럼프가 베이징에 도착한 직후 Fox에 출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놀라운 협상가다. 아버지가 그와 함께 에어포스원에 타는 게 꿈이다."

5월 15일 오후, 에어포스원이 베이징수도공항을 이륙했다.

라이는 그 비행기에 없었다.

조지타운 대학 아시아법센터의 에릭 라이(Eric Lai, 동명이인)가 HKFP에 한 진단이 정확하다.

"지미 라이 케이스가 회담 우선순위가 아니었다는 게 분명하다. 중국공산당은 자국 체제 보안에 대한 인식에서 결코 타협하지 않으며, 라이에 대한 입장과 위치 정하기를 단 한 번도 바꾼 적이 없다."

한국이 봐야 할 진짜 신호

라이 사건이 한국에 던지는 신호는 셋이다.

첫째, 미국이 친미 인권 상징조차 베이징 앞에서 깎아내렸다. 트럼프가 "혼란 야기"라는 베이징 측 프레임을 그대로 받아 썼다. 한국이 미국에 기대어 북한 인권이나 탈북자 송환 카드를 쓰려 한다면, 트럼프 2기에서 그 기대 자체를 재설계해야 한다.

둘째, 한국 매체의 정보 가공이 베이징 쪽에 기울어 있다. 경향이 한 단락만 잘라 헤드라인을 뽑은 결과, "트럼프가 시진핑에게 부탁했고 시진핑이 검토 중"이라는 외형이 한국 독자에게 전달됐다. 해외 매체는 정반대 신호를 읽었다. 한국이 미·중 회담을 이해하는 정보 채널 자체가 왜곡돼 있다는 게, 라이 사건이 노출한 진짜 문제다.

셋째, "어려운 문제"의 진짜 의미. 시진핑이 라이를 "어려운 문제"라고 한 건 양보의 신호가 아니다. "이건 못 푼다"는 외교적 거부의 가장 정중한 형태다. 그런데 한국 매체는 이 거부를 "진지한 검토"로 번역했다. 베이징이 발음한 거부가 서울에서는 약속처럼 들렸다.

누가 무엇을 가져갔는가

의제

결과

대만 "opposes" 변경

합의 없음. 그러나 무기 판매 결정 유보로 실질 효과

대만 무기 판매 140억 달러

트럼프 "어느 쪽으로도 약속 안 함"

엔비디아 H200

5개월 단 한 개도 미배송. 미국이 풀어준 카드를 시진핑이 거절

AI 가드레일 양자 채널

트럼프 "함께 일하기로 논의" (의제 새로 깔림)

보잉 구매

200대 (예상 500대). 중국 측 미확인

소고기 수입 재개

일시 해제 후 곧 사실상 철회

희토류 가을 만료

현 수출량 제한 이전 대비 50%. 합의 없음

호르무즈 재개방

트럼프 주장만 있음. 루비오 "요청 안 했다"

Board of Trade / Investment

양측 설립 합의. 비전략·비민감 분야 한정

관세 인하

베센트 "300억 달러 협상". 트럼프 "논의 안 했다"

Constructive Strategic Stability

시진핑 제안. 3년 이상 시한. 트럼프 임기 너머 적용

MAGA 언급

시진핑이 만찬에서 발음

지미 라이 석방

시진핑 "어려운 문제". 트럼프 "낙관적이지 않다". 진밍리 목사는 별건

표를 거꾸로 읽으면 회담의 진짜 구조가 보인다.

시진핑은 자기 카드(희토류, H200 거부권, 대만 압박)는 그대로 쥐고, 트럼프가 풀어준 카드(H200 수출 승인)는 받지 않았다. 그리고 양측이 "비전략·비민감 분야"에서만 작은 거래를 하는 안정성 프레임을 트럼프 임기 너머까지 깔았다.

트럼프가 들고 돌아간 건 두 가지다. 보잉 200대 약속, 그리고 시진핑이 발음한 MAGA 네 글자.

한국이 봐야 할 다섯 가지

1. 동맹 다자협정 시한

애틀랜틱 카운슬의 결산이 가장 날카로웠다.

"트럼프는 이번 회담을 두 강자가 일대일로 거래하는 자리로 봤다. 그러나 워싱턴의 진짜 레버리지는 동맹과 파트너 네트워크다. 그들은 옆으로 밀려나 있었다."

지금 미국 무역대표부는 동맹국 전용 핵심광물 다자협정을 협상 중이다. 9월 워싱턴 회담 전에 이걸 마무리하면, 미국은 시진핑 앞에 새로운 카드를 들고 앉을 수 있다. 이 협정에 한국이 어떤 조건으로 들어가느냐가, 여름까지 한국이 결정해야 할 가장 무거운 의제다.

2. 호르무즈의 정치적 무게

베이징에서 호르무즈는 명목상 합의됐고, 사실상 합의되지 않았다. 중국은 이란을 압박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 함대는 여전히 묶여 있다. 시진핑이 풀지 않은 카드를 트럼프는 동맹으로 메워야 한다. 트럼프가 한국에 프로젝트 프리덤 참여를 다시 요구할 때, 5월 6일보다 그 무게가 두 배는 무거워졌다.

3. 무기 판매 신호

트럼프가 의회 승인 대만 무기 판매를 "어느 쪽으로도 약속 안 함"이라고 말한 순간, 한국에 대한 약속도 같은 회의실에서 재평가 대상이 됐다. 미국이 아시아 동맹 한 곳의 공약을 흔드는 순간, 다른 곳의 공약도 자동으로 흔들린다.

4. 정보 채널 왜곡

라이 사건에서 드러난 한국 매체의 보도 패턴은 한 번 더 점검할 가치가 있다. 트럼프-시진핑 회담은 양측이 의도적으로 분리 메시지를 발표하는 자리다. 그 분리 메시지가 한국에 들어올 때 어느 쪽으로 기울어 가공되는가에 따라, 한국 정부의 외교 판단도 그 방향으로 끌려간다. 9월 워싱턴 회담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다. 한국 독자는 한국 매체 한 곳만 보면 베이징의 외교 수사를 받아 보게 된다. 해외 매체와 교차 검증이 필요한 이유다.

5. "3년 이상" 시한 안의 한국

시진핑이 박은 3년 시한은 트럼프 임기를 넘는다. 한국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미국에서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되든, 이 프레임은 이미 깔려 있다.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움직일 수 있는 폭은 이 프레임 안에서 결정된다. 프레임 바깥으로 나가려면 워싱턴과 별도 합의가 필요한데, 트럼프 행정부에 그럴 의지가 있는지는 별개 문제다.

그리고 5월 18일, 푸틴이 베이징에 온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트럼프가 떠난 지 사흘 만에 푸틴이 베이징에 도착한다. 5월 18일.

시진핑은 이 일정을 알고 있었다. 트럼프와 만찬을 하면서 알고 있었다. "MAGA와 중화민족 위대한 부흥이 함께 갈 수 있다"고 말하면서 알고 있었다. 친구라고 호명받으면서 알고 있었다.

그래도 푸틴 일정을 옮기지 않았다.

트럼프와의 친밀한 의전 직후에 푸틴을 받는 것이, 시진핑이 9월 워싱턴 회담을 어떻게 준비하는지에 대한 가장 정확한 답이다.


베이징에서 시진핑은 사진을 가져갔다. 트럼프는 보잉 200대와 MAGA 네 글자를 가져갔다.

거래의 본체는 모두 9월 워싱턴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시진핑이 그 무대를 베이징에서 이미 다 깔았다.

발표문에 짧게 쓴 건 트럼프였다. 하지만 그 발표문이 쓰인 무대를 짠 건 시진핑이었다.

3년짜리 무대. 트럼프 임기를 넘는 무대. 비전략, 비민감 분야로 한정된 작은 거래가 도배될 무대. H200 한 장조차 베이징의 허가 없이는 움직이지 않는 무대.

9월에 시진핑이 워싱턴에 갈 때, 그가 들고 가는 것은 카드가 아니다.

카드가 놓일 책상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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